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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사각지대 '택배기사'
관리부 조회수:785 124.111.208.155
2017-09-27 10:35:39
안녕하세요. 주안물류 박경렬실장(010-9081-4393)입니다.
오늘은 택배관련 기사 올려보니다.
 
2013년 5월 CJ대한통운의 일부 지역 택배기사들이 2주 동안 파업을 벌였다. 대한통운과 CJ GLS가 통합하면서 택배기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낮췄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CJ GLS가 택배기사에 적용하던 ‘페널티 규정’이 통합 후 CJ대한통운 전체로 확대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고객의 잘못이든 회사의 잘못이든 택배기사에게 책임을 모두 떠넘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당시 사태는 CJ대한통운과 택배기사 양측이 수수료율에 대해 합의하고 금전적 페널티 등을 폐지하기로 확약함에 따라 일단락됐다.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약속이었기에 택배기사들은 업무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 개선되지 않는 택배노동자 처우

그로부터 4년이 지났지만 택배기사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았다. 여전히 건당 평균 700~800원의 수수료를 받아 생계를 잇는다.  

금전적 페널티도 여전히 존재한다.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지난 9월21일 오전 서울 종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기업이 기사들에게 징벌적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택배연대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여전히 택배기사에게 패널티를 적용하고 있다. 분실은 마지막으로 스캔한 택배기사가 책임지고 파손의 경우 중계과정에서 스캔내역이 있는 사람들이 나눠 책임지는 구조로 변경됐지만 회사는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롯데택배는 사유를 불문하고 고객에게 폭언한 기사에게 건당 100만원을 회사에 보상하게 한다. 고객불만 처리가 지연되거나 재발할 경우에는 건당 5만원을 내야 한다. 또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 상품 배송과 관련해 고객 불만이 발생하면 건당 5000원을 내도록 요구했다.
 

 

지난 3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회원들이 KG로지스 원주 택배노동자 ‘갑질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1 박하림 기자

KG로지스 역시 쿠팡의 위탁배송 상품에서 고객 불만사항이 발생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한다. 배송이나 반품이 3일 지연될 경우 건당 1000원, 고객이 반품한 물품을 10일 이내에 회수하지 못하면 물품가격을 변상해야 한다. 

택배연대노조 관계자는 “고객이 지급하는 택배 요금은 집화·택배기사와 간선하차 기사, 상하차 노동자, 택배업체 등이 나눠 갖는데 문제가 발생하면 택배기사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서 “이건 말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택배연대노조의 주장에 대해 택배업체들은 "모든 리스크를 기사들이 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선을 긋는다. 고객 클레임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짊어지는 리스크가 훨씬 크며 기사들에게 이 같은 부담을 씌운 것은 최소한의 책임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체들은 또 택배단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택배기사뿐 아니라 회사가 남기는 이익도 줄어들고 있다고 항변한다. 택배업계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영업이익률은 다른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다.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는 높아지고 업체간 가격경쟁이 심화된 것이 주된 이유다.

택배업체 한 관계자는 “회사도 고객사에겐 ‘을’의 입장인데 모든 문제를 회사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업체마다 기사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다양한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택배연대노조 측은 “업계에선 택배단가를 정상화하면 기사의 처우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을 봤을 때 기사의 처우를 정상화해야 택배단가는 물론 택배업계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4일 대리운전-택배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설립 필증 교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정호 기자

◆ ‘노조 설립’ 숙원 이뤄질까 

택배업체와 기사의 갈등은 특수한 고용관계에서 비롯됐다. 현재 택배기사 대부분은 회사가 직접 고용한 직원이 아니라 ‘대리점과 계약한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기사 개인이 자신의 영업용차를 가지고 택배회사에 등록해 보수를 받는 지입제로 근무한다. 운송업계에서 지속된 관행인데 지입기사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실효적인 움직임은 전무한 상태다.

노동계에선 이를 ‘특수고용노동자’라고 부른다. 사실상 노동자지만 특수한 고용관계 때문에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회사에 소속돼 근로를 하고 있음에도 노동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는 누리지 못한다. 사업자의 불합리한 요구나 근무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기 위해 노동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노조활동이 유일하다.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 이들은 아직까지 법적으로 노조를 설립할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다.  

법이 인정하는 노조를 결성하는 것은 택배기사들의 숙원이다. 지난 1월 택배기사들이 모여 전국택배연대노조를 결성한 이유다. 앞서 대법원은 2014년 특수고용노동자인 골프장 캐디를 노동자로 인정해 노조설립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이 노동조합 활동 등 노동3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고용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를 기반으로 택배연대노조는 지난 8월3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를 했지만 두차례에 걸쳐 보완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노조는 문재인정부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국정과제로 삼는 등 친노동자 기류가 형성된 만큼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택배연대노조 관계자는 “부당한 행위에 맞서 택배기사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선 노동조합 설립필증 발부가 필수적”이라며 “노조를 통해 기사의 처우가 정상화돼야 택배업계가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07호·제5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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